Fairy Tales for Adults
Ha Hyunju
Ever since you became an adult, have you read fairy tales to children?
Or do you still have the scent of the children's books you read in your heart?
If so, you must be a wonderful adult who has the sensibility of childhood.
I am a publisher of children's books. For many years, while making books for children,
I have discovered some things. Fairy tales are not just books for children.
When you read books that were just fun and interesting in your childhood,
you realize that they have the amazing power of rest and healing when you read them again as an adult.
The works exhibited here contain the concept of 'storybooks for adults'. I took ideas from the children's books most read by children all over the world and combined them with architectural fine art.
어른들을 위한 사진동화
하현주
“어른이 된 후, 어린 시절에 읽었던 동화책을 다시 읽어본 적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 신은 아직 동심의 순수함과 감수성을 간직한 멋진 어른임이 틀림없다.
<내 아들이 꿈꾸는 세상>,<그림책의 힘> 등의 저자로 알려진 일본의 논픽션 작가 야나기 다 구니오은 ‘인생에서 동화책은 세 번 읽는다’고 말했다. 아이였을 때, 아이를 키울 때, 그 리고 인생의 후반기에. 명작동화의 묘미 중 하나는 읽는 시기마다 그 나이에서 느껴지는 맛 과 향기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아이 때는 그저 재미있어서 읽고, 부모가 되어서는 아이를 재우기 위해 침대 머리에 앉아 졸린 눈을 비벼가며 읽는다. 그럼 인생 후반기에 다시 읽는 동화책은 어떤 맛일까? 그 맛은 설명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직접 경험해보길 권한다. 행간에 숨어있던 작은 보물들이 하나씩 튀어나와 팍팍한 일상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고, 휴식과 힐링의 메신저가 된다는 것을!
나는 출판기획자이다. 그러하기에 내가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읽고 보는 것은 직업의 연장선 상에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일과 상관없이 아이들의 그림책이나 이야기책을 주목하게 되 었다. 그것은 단지 치유나 힐링의 답을 찾기 위함만은 아니었다. 널리 알려진 명작동화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콘텐츠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공전의 히트를 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동화책 <눈의여왕>에서,그리고 앤젤리나 졸리가 열연 한 다크 판타지 영화 <말레피센트>는 명작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근간으로 만들어 졌다. 어디 그뿐인가. 한동안 넷플릭스에서 고공행진을 달렸던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의<피노키오>는 나로 하여금 동명의 책을 다시 읽게 했다.
동화의 힘, 혹은 존재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왕자와 공주의 로맨스, 착한 마녀와 나쁜 마녀의 주술 대결,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는 흥미진진한 모험 등과 같이 뻔한 설정으로 버무 려진 허구일 뿐인데 우리는 매번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왜? 동화는 허구 속에 진실, 판타지 속에 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신분, 외모, 돈, 명예, 양성, 가족 등과 같은 인간 본연의 갈등을 건드리는 이야기의 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을 부린다.
그럼, 동화책의 이야기가 실존하는 건축물 속으로 들어간다면? 아, 생각만으로도 아드레날린 이 분비되는 듯하다. 동화와 건축의 만남이야말로 허구와 진실, 판타지와 현실, 그 양 끝점 의 만남이 될 것이기에 시작부터 이 작업은 흥미진진했다. 괴테는 건축을 일컬어 얼어붙은 음악이라고 표현했는데, 나는 동화책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힘’이 그 얼음을 녹일 수 있 을 것으로 믿는다. 디지털 꼴라주라는, 현실에 존재하는 마법의 도구를 이용하여 나는 ‘어른 들을 위한 사진동화집’을 정성껏 지었다.